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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품은 아즈치모모야마 시대에 제작된, 목각의 바테렌상입니다. 높이 43.5cm, 무게 약 1.6kg의 상은, 작은 상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한 기품을 지니고 있으며, 부드러운 빨강과 노랑의 채색이 지금도 약간 남아 있습니다. 채색이 벗겨진 부분에서는 나무의素肌가 조용히 얼굴을 내비치고, 400년 이상의 세월이 조용히 새겨져 왔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본상은 바닥면에 "나가오카 출토"라는 출토 기록이 있지만, 나가오카는 에도 시대에도 북국 가도의 요충지로 번창하였고, 신앙과 교역이 오갔던 장소였습니다. 잠복 기리시탄의 역사는 규슈에 한정되지 않고, 이러한 북국에서도 확실히 숨 쉬고 있었던 것이죠.
바테렌은 포르투갈어의 Padre(신부)를 어원으로 하며, 본상이 걸치고 있는 검은 옷과 어깨에 드리운 망토, 흰 색의 깃은 예수회 신부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약간 고개를 숙인 시선과 한 손을 조용히 들어 올린 제스처에는, 축복을 주고 신자들을 인도하려는 영적인 위엄이 감돌고 있습니다. 엄격함과 자애가 공존하는 표정은, 먼 이국의 신앙을 지니고 바다를 건너온 선교사들의 마음을 전하는 듯 보입니다.
16세기 중반, 프란시스코 자비엘이 처음으로 일본에 발을 디딘 이후, 남만 문화와 함께 기독교는 순식간에 퍼져 나갔습니다. 노부나가의 보호 아래, 교회와 세미나리오가 각지에 세워졌고, 회화와 조각의 기법도 전해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바테렌 추방령을 경계로 상황은 일변했습니다. 탄압이 심해지면서, 한때 당당히 놓여 있던 바테렌상도 사람들의 눈에서 숨겨지고, 기도의 대상으로서 비밀리에 보호되는 존재로 변해갔습니다.
이 상에서 보이는, 몸을 약간 비틀고 있는 C자형의 자세는, 유럽의 판화에서 배운 것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움직임은 어딘가 조심스러워 보이며, 일본의 목각 전통 속에 녹아 있는 듯합니다. 서양의 음영법과 일본적인 평면적 장식 사이에서 흔들리는 표현은, 이 나라가 경험한 문화의 충돌과 융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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