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 죽원후（아즈치모모야마–에도 시대, 서기 1573년–1867년）

대나무 속 원숭이를 묘사한 작품 중에서 남송 시대의 원숭이 그림은 중국 미술에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종종 '세 가지 지혜로운 원숭이'와 같은 모티프를 접하게 되는데, 이는 '악을 보지 말고, 악을 듣지 말고, 악을 말하지 말라'는 격언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 빠지는 원숭이의 이미지인 '달을 잡으려는 원숭이'도 있습니다.

원숭이 그림은 종종 다양한 선(禪) 가르침을 담고 있지만, 이 작품의 원숭이는 도덕적 교훈이 결여된 듯 보입니다. 대신, 일본 원숭이의 평온한 시선이 대나무 숲 속에서 느긋하게 흔들리는 모습으로 포착되었습니다.

종이에 대한 상태로 보아 이 작품은 아즈치모모야마에서 에도 시대에 걸쳐 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당시의 유행과 이념적 배경에서 거리를 두고, 오히려 순수한 그림의 즐거움에 빠져들기를 선택한 것 같습니다. 섬세하게 표현된 털과 표정이 돋보이는 원숭이의 부드러운 모습은 단순한 즐거움 속에 숨겨진 작가의 뛰어난 재능을 드러냅니다.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마음으로, 이 작품이 여러분의 일상 속에서 기쁨을 주기를 바랍니다.